차례상 차리기 방법, 성균관 표준안 9가지로 간소화
명절마다 인터넷에 지역별로 다른 차례상 사진이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, "대체 뭐가 맞는 거지" 싶었던 적 있으실 겁니다. 차례상 차리기는 사실 그동안 알려져 온 규칙 중 상당수가 지역과 집안마다 제각각이었을 뿐, 정해진 예법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. 이런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2022년 발표한 '차례상 표준안'을 기준으로 정리해봤습니다.
차례상 표준안이 나오게 된 이유
성균관 측이 이 표준안을 발표한 배경에는 차례상 준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'명절증후군'이라는 말까지 생기고, 이 과정에서 성별·세대 간 갈등이 반복돼 왔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. 성균관은 유교 경전 예기(禮記)의 '악기(樂記)'편에 나오는 "대례필간(大禮必簡)", 즉 "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"는 원칙을 근거로 들면서,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. 이 표준안은 일반 국민 1천 명과 유림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만들어졌습니다.
차례상 차리기 기본 구성 - 6가지면 충분
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의 기본 음식은 다음 6가지입니다.
- 주식: 추석 차례상은 송편, 설 차례상은 떡국
- 나물 (숙채)
- 구이 (적·炙)
- 김치 (침채)
- 과일
- 술
여기에 과일을 보통 4가지 정도 올리는 것을 감안하면, 실제로 상에 올라가는 음식 가짓수는 총 9가지 안팎이 됩니다. 기존에 20가지가 넘게 차리던 상차림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.
차례상 음식 추가하고 싶다면 - 육류·생선·떡은 선택사항
기본 6가지 외에 가짓수를 더 늘리고 싶은 가정이라면 육류, 생선, 떡을 추가로 올릴 수 있습니다.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며, 가족들이 상의해서 결정하면 됩니다. 특히 성균관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, 즉 전(煎)은 꼭 올리지 않아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명시했습니다. 명절 준비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전 부치기 부담을 직접적으로 줄여준 부분입니다.
차례상 차릴 때 헷갈리는 홍동백서, 조율이시 - 사실은 근거 없는 규칙
차례상을 차릴 때 흔히 지켜야 한다고 알려진 '홍동백서(紅東白西)'(붉은 과일은 동쪽, 흰 과일은 서쪽)나 '조율이시(棗栗梨枾)'(대추·밤·배·감 순서로 놓기) 같은 표현은, 성균관에 따르면 예법을 다룬 옛 문헌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말입니다. 즉 상을 차릴 때 이 순서를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으며, 편한 대로 놓으면 됩니다. 과일 종류도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어서 4~6가지 정도를 형편에 맞게 준비하면 충분합니다.
결국 표준안의 핵심은 "형식보다 마음"입니다. 차례상 차리기에서 가짓수를 최대한 줄이고, 지역마다 다르게 알려진 복잡한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성균관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입니다. 올해 명절부터는 이 표준안을 기준으로 부담 없이 준비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.